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시가라키 토무라 과거부터 완결 감상 리뷰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시가라키 토무라 과거부터 완결 감상 리뷰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를 처음 접한 건 꽤 오래전 일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초반엔 ‘전형적인 소년 만화겠지’ 하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시가라키 토무라라는 캐릭터에 눈을 떼지 못하게 됐고 결국 완결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죠.

데쿠의 성장기를 따라가다 어느 순간 시가라키 토무라의 뒷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이 작품이 정말 보통이 아니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그 감상을 놓치기 전에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목차

시가라키 토무라의 과거

(사진 출처: 나무위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에서 가장 강렬하게 파고든 챕터는 시가라키 토무라의 과거 회상 부분이었습니다.

그의 본명은 시가라키 텐야, 겉보기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쿼크인 ‘붕괴’를 통제하지 못해 가족을 모두 잃게 되죠.

어린 텐야가 살아남은 채 폐허 속에서 절규하는 장면은 읽는 내내 심장을 짓누르는 무게감이 있었습니다.

가족을 사랑했기에 더 잔인했던 비극이었고 그 장면 이후로 한동안 만화책을 덮어두었을 만큼 감정 소모가 심했었죠.

히어로를 동경했던 소년

(출처: 간디채널[GAndY])

이 대목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시가라키 텐야가 사실 누구보다 히어로를 동경하던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올마이트의 카드를 몰래 소중히 간직하던 소년이 결국 히어로 사회 전체를 부숴버리려는 존재로 변해간 과정은 단순 반전이 아니라 히어로 사회 구조 자체의 허점을 직격으로 건드렸습니다.

부상당한 채 거리를 헤매던 텐야에게 어른 히어로들이 모두 지나쳐 갔다는 설정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작품 전체가 던지는 질문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죠.

구할 수 있었는데 구하지 않은 사회 그것이 괴물을 만든 진짜 원인이었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오래 남았습니다.

올포원의 손에서 빚어진 괴물

(사진 출처: 나무위키)

올포원이 텐야를 데려다 기르는 과정도 섬뜩했어요.

올포원은 텐야에게 직접 손을 쓰지 않고 불안과 분노가 자연스럽게 굳어지도록 환경을 설계했습니다.

시가라키 토무라가 스스로의 의지로 파괴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선택의 틀 자체를 올포원이 이미 짜놓았다는 구조는 등골이 서늘해질 만큼 치밀하게 느껴졌죠.

자유의지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정교하게 설계된 조건화라는 해석은 이 캐릭터를 그저 악당으로 규정하지 못하게 막는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의 빌런 연합

(출처: 간디채널[GAndY])

시가라키 토무라를 중심으로 뭉친 빌런 연합은 처음엔 오합지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이들 각각이 히어로 사회의 어두운 면이 낳은 존재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강한 적을 만들기 위한 집단이 아니라 세상의 이면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히어로 사회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배제해 왔는지를 빌런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조각조각 증명하는 방식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토가 히미코 이야기

(사진 출처: 나무위키)

토가 히미코의 서사는 개인적으로 시가라키 토무라의 과거 못지않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피를 마셔야 안정을 찾는 쿼크를 타고난 토가 히미코가 가족과 사회로부터 괴물로 취급받아온 과정은 단 몇 페이지만으로도 충분히 아렸습니다.

쿼크가 곧 그 사람의 정체성이자 삶인 세계에서 태어날 때부터 배제되어 버린 존재들이 어디로 흘러들어가는지를 빌런 연합의 구성원들이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트위스가 스파이 역할을 하면서 내부에서 흔들리는 장면도 빠질 수 없는데 이 역시 정체성과 소속감 사이의 갈등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장면이죠.

두 번 이상 읽어야 보이는 복선

빌런 연합 파트를 처음 읽었을 때는 전투 장면의 박력에 정신이 팔려 있었는데 다시 되짚어 보면 곳곳에 심어진 복선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시가라키 토무라가 손을 긁적이는 습관이 트라우마와 연결된 행동이었다는 것, 목에 걸린 여러 개의 손이 전부 가족의 것이라는 설정 등은 나중에 알고 나면 초반부 장면들이 완전히 다른 맥락으로 읽히게 되죠.

빌런 연합의 근거지에 널브러진 소품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담겨있어서 2회독부터는 추리하듯 읽게 되는 재미도 느껴졌습니다.

호리코시 코헤이 선생의 장기 복선 설계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실감하게 되었어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완결 후기

(출처: 애니쿠)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완결에 다다를 즈음에는 솔직히 감정이 복잡했어요.

데쿠의 성장은 분명히 완성된 형태로 그려졌고 히어로 사회의 재건이라는 주제도 충분히 소화했습니다.

그런데 시가라키 토무라의 결말을 마주하는 순간만큼은 쉽게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었죠.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밀려오는 독특한 감각이었는데 완결이란 항상 무언가를 잃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챕터를 읽는 속도가 저도 모르게 느려졌던 건 끝나는 게 아쉬워서였을 겁니다.

데쿠와 토무라의 마지막 전투

(사진 출처: 나무위키)

마지막 전투에서 데쿠가 토무라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가 끝까지 놓지 않은 주제의식을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가 일관되게 질문해 온 것은 ‘히어로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구원이란 무엇인가’였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답을 데쿠가 내미는 손 하나로 표현한 연출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과 구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동시에 가능한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장면이었으며 주인공이 가진 이 집착에 가까운 신념이 결말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시가라키 토무라라는 캐릭터가 남긴 것

완결을 읽고 나서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건 데쿠보다 시가라키 토무라였습니다.

‘토무라는 과연 구원받았는가, 아니면 패배했는가’

텐야로서의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의 표정을 호리코시 선생이 단 한 컷으로 담아낸 방식은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 채 독자에게 건네는 마지막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표정이 분노인지 안도인지 슬픔인지 지금도 딱 잘라 말할 수 없는데 어쩌면 그 모호함 자체가 이 캐릭터에 대한 가장 정직한 표현이었을지 모릅니다.

완결 이후에도 이 장면을 몇 번씩 다시 꺼내보게 된 건 그만큼 여운이 깊었기 때문일거에요.

마무리

(사진 출처: Reddit)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의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구원과 배제, 사회 구조와 개인의 비극에 관한 묵직한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가라키 토무라 과거부터 완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히어로가 빌런을 이긴다는 공식을 한참 넘어선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빌런을 빌런으로만 그리지 않은 이 작품의 태도가 완결을 맞이한 지금도 오래 곱씹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데쿠보다 시가라키 토무라에게 더 마음이 갔던 독자라면 분명 공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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